나도향 <별호> 전문
글을 쓰는 사람이나 글씨를 쓰는 사람이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대개 별호를 쓴다. 또는 소위 행세한다는 사람쳐놓고 별호 없는 사람이 없는 모양이다. 서양에도 별호를 쓰는 풍습이 있지만 동양에서는 아주 심하다. 이것에 대하여 역사적으로 생각해보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은 게 아니지만 그러려면 상당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할 텐데 그것이 없으므로 다른 이에게 밀어 버리고 우선 내가 쓰는 나락 '稻'자와 향기 '香'자를 어찌 쓰느냐 하는 것을 말하려 한다. 누구든지 나를 만나면 "당신의 별호는 어째 '도향'이라고 지었소?"하고 물으며, 혹은 계집애 이름 같다기도 하고, 괴상하다 하기도 하고, 향이 좋다든가 의미가 있어 보인다든가 옛날 글에도 도화향이 있었다든가, 또 혹 농담깨나 하는 친구는 "나락에도 향내가 있나"..
유용한 정보와 분석/생활
2019. 10. 14. 1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