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
한편으로는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모든 것을. 그리고는 훌쩍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다시 한 번 무명인이 되고 싶어진다. 이름이 없어진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아무도 나를 알지 못하고, 나 또한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나의 존재. 나는 이제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누구의 아들도 아니며, 누구의 친구도 아니고, 무엇도 아닌 낯선 이방인. 내가 가져온 지난 이야기가 여전히 내 주위에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풀어내는 가는 나의 선택이 되며, 또한 그마저도 현지인이 아니라는 사실 속에 일종의 신비감을 갖게 된다. 일종의 고양감이 주어진다랄까. 지금의 나는 평생을 일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돈을 모았고 그래서 일에 동기 부여가 잘 되지 않는 건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실과 다..
취미생활/일상기록
2022. 12. 4. 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