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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이란? 그것은 역차별이 아니다

유용한 정보와 분석/사회.

레프트 윙어. 2023. 10. 2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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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이란 '부당한 차별을 받는 쪽을 보호하기 위하여 마련한 제도나 장치가 너무 강하여 오히려 반대편이 차별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즉, 차별 당하는 한 집단을 보호하려다 다른 집단이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역차별은 그림과 같은 상황에서 검정 색연필을 너무 많이 지원해서 흰 색연필이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역차별 예시

예를 들어 보자. 수능을 봤다. 한 대학에 두 명의 지원자가 지원했다. 점수는 동일했다. 한 명은 농촌에서 자란 학생이었고, 다른 한 명은 강남에서 자란 학생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들의 점수가 딱 커트라인이었고 둘 중 한 명은 떨어져야 했다. 결과적으로 농어촌 학생이 추가 점수를 받아 합격했다. 그러자 강남 학생은 이것이 역차별이라 얘기했다.

이 예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는 과연 역차별일까? 강남 학생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차별은 단지 단편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만이 아닌 사회적이고 집단적인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차별이라는 개념은 그렇게 성립할 수 있는 것이고, 또 차별에 대한 지원도 그렇게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선 예시를 다시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강남 학생은 농어촌 학생에 비해 더 많은 교육의 기회와 더불어 더 수준 높은 교육을 경험할 인프라를 누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최종적 결과만 보면 차별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지원과 가산점은 결과가 아닌 기회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농촌 학생이 농촌에서 자라며 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공부를 해야 했다는 점을 고려해 이에 가산점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단순히 현재의 점수만이 아니라 그 점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일정도의 보상인 것이다.

차별의 이유

역차별에 대해 더 이야기 하기 전에 차별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해보자. 차별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를 해석하는 다층적 접근 방법이 있을 수 있겠으나 기본적으로는 정치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즉, 재화와 서비스는 한정되어 있고 이를 서로 나눠가져야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차별이란 단순히 누가 특정 재화와 서비스를 더 많이 누리는 걸 문제에 대한 것이 아닌, 이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제한 당할 때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여자기 때문에, 외국인이기 때문에, 장애인이기 때문에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거나 정치적 담론의 주체로 포섭되지 못한다면 이를 '차별 당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차별의 문제는 일반적으로 다수결의 문제로 해결되는 경향이 있고, 따라서 균형잡히지 못한 권력과 기회의 분배로 더욱 악화되곤 한다.

역차별의 준거점

차별을 지원하는 보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역차별은 사실상 성립하기 어려운 것이다. 차별 당하는 이를 배려하기 위해 제도를 마련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일로부터 발생하는 '역차별'은 차별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봐야한다. 그것이 역차별, 즉 누군가를 역으로 차별하는 일이 되기 위해서는 차별 당하는 이들의 경우처럼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제한 당할 때'여야 한다. 

보호와 도움은 역차별이 될 수 없다

소수인종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 농어촌특별전형을 운영하는 것, 여성고용할당제, 차별금지법은 해당 '소수'의 인원에게 보호와 도움을 제공하는 일이다. 이를 백인에 대한 역차별, 수도권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 남성 역차별, 기독교인 역차별이라 보는 건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로 인해 자신들의 사회에서 한정된 일자리나 권력과 지위, 결과적 이익의 영역이 축소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차별을 받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보았듯 이들을 지원하는 건 그들이 오히려 해당 배경과 정체성 때문에 경험하는 피해와 고통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개입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차별 당하지 않도록 이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것이 복잡해 보인다면, 사회경제적 쇠약 계층에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것을 생각해 봐도 좋을 것이다. 이를 과연 역차별이라 할 수 있을까?

결과가 아닌 기회의 평등

민주사회에서 차별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구성원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그것을 어디까지 지원할 수 있느냐 하는 기준으로 '결과가 아닌 기회의 평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즉, 차별 받는 이들이 차별 받지 않는 이들과 비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별에 대한 지지적 정책의 하나의 도달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려는 것을 역차별이라 생각한다면, 자신이 속하지 않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속한  '소수인종, 농어촌 학생, 여성, 성소수자 등' 중의 한명으로 이 사회에서 사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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